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박새의 이사
必 霧
2013. 6. 17. 22:32
부엌의 가스렌지위에 있는 후드 연통에서 자꾸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바깥쪽의 연통 배출구를 보니 박새가 들락날락합니다.
양파망으로 막고나서도 미세하게 삐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아 후드를 분해 해보니
세상에!!! 갓 부화되어 눈도 아직 못뜬 새끼가 여섯에 아직 부화안된 알도 하나 있습니다.
놔두자니 후드가 막히고 부랴부랴 장식용 나무집을 톱으로 잘라 구멍을 내고
연통에서 빼낸 새집을 그대로 끼워넣고 문을 닫아 고정시켜 주었습니다.
혹시 못찾을까 염려되어 연통 바로 옆에다가 자리를 잡아 주었습니다.
저녁 쯤에 보니 다행스럽게도 어미새가 들락날락 하는게 보입니다.
다음날 비가 엄청 옵니다.
새집이 걱정이 되어 다시 보니 대문도 너무 작은데다 집안도 너무 비좁고 비가 들이칠것 같아 다시 고쳐 주었습니다.
둥지를 꺼내 놓고 휘파람을 부니 서로 껴안고 있던 녀석들이 일제히 입을 벌리고 먹이를 달라고 난리입니다.
지렁이를 잘게 썰어 입에 넣어주니 꼴깍 잘도 삼킵니다.
다시 고쳐 본 박새집입니다. 이렇게 해놓고 보니 이층집이 되었습니다.
비가 들이치지 않게 지붕도 덧대주었습니다.
저희 부부, 향수, 토철이, 박새 부부에 새끼가 여섯, 부화안된 알이 하나
이로써 한 지붕 밑에 식구가 열셋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