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를 데려오다.
가꾼나무님의 호피무늬 진도개 진주가 새끼를 여덟마리나 낳았는데
그중 한마리를 분양해주신다고 해서 전시회 끝난 다음날 오전에 김포로 데리러 갔습니다.
숫놈으로 고르다 보니 최종적으로 호피무늬와 잿빛 중에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
잠깐 고민하다가 호피무늬는 아니지만 덩치가 제일 크고 인상이 선해 보이는 녀석으로 결정했습니다.
아빠 용포를 많이 닮은것 같답니다. 용포는 수상경력도 많고 몸값이 꽤 비싼 녀석이랍니다.
헤어지기 전에 가꾼나무님과 동구의 이별사진입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느라 잠시 서울 집에 들렀습니다.
오는 동안 멀미도 안하고 무사히 옥천까지 도착.
드디어 향수와 동구의 첫대면식 입니다.
향수가 앙칼지게 짖는데도 별로 겁내지도 않고 다가갑니다.
돌발적으로 19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동안 짝이 없어 외로웠던 향수가 동구를 암놈으로 착각한건지
아니면 조기 성교육을 시키는건지 우습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참 난감합니다.
바로 해체를 시키긴 했지만 동구가 유별난 신고식을 치뤘습니다.
다음날 아침,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꽤 두껍게 얼었습니다.
마루 아래의 현관바닥에 만들어준 잠자리에서 자고 있습니다.
인기척에 깨어나 쳐다봅니다.
지게메고 산에 나무하러 가는데 두달도 채 안된 동구가 비탈진 산길을 졸졸 잘도 따라옵니다.
곰돌이 푸우같기도 합니다.
생후 두달이 채 안되고 가르친적도 없는데 현관 안에서 절대 대소변을 눕지 않고 문을 열어줄 때까지 문앞에서 낑낑댑니다.
진도개의 특징이 어린 강아지부터 대소변을 가린다더니 그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틀만에 벌써 적응을 잘 한것 같습니다.
갓난 아가이지만 벌써 말귀도 잘 알아듣고 용감하고 듬직한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