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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의 추억
必 霧
2021. 10. 1. 08:21
35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가 저를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연락이 되어 어제 찾아왔습니다.
생각해보면 교육자로서 소양도 갖춰지지 않은채 몽둥이로 가르치던 부끄러운 시절입니다.
피터지게 팬다고 별명이 피터팬이었던 시절.
저도 어려웠던 시절이라 대학보내고나서부터 연락이 끊겨 이태껏 소식을 모르고 있던 친구입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운데도 선한 마음을 지닌 친구라서 어떻게 사는지 항상 궁금했던 녀석이었는데
이제는 녀석이 아니라 결혼해서 군대까지 다녀온 아들들도 있고
일도 잘풀려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위치에서고, 좋은 일들도 많이하는 중후한 중년이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얘기보따리를 풀고, 식사도 하고, 땅구경, 나무구경을 하고나니
같이 온 부인이 노래선물을 하겠답니다.
제가 노래를 못해서 노래를 시키면 짧아서 좋은 세노야를 불렀는데 그걸 기억하고
<세노야>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올라 쓴 시에 곡을 붙인 노래 <꽃이 되고 싶었어요.>
부인이 좋아한다는 <민들레>
누군가 보고 싶을때마다 불렀다는 <얼굴>
여기서 이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쏟아져나온 시에 곡을 붙였다는 <꽃이 되고 싶었어요>입니다.
다른 노래들은 저혼자 간직하기로 하고 다른 분의 <얼굴>을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