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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차산(此山) 지천우선생님댁 방문기-7음계를 부탁해 - 2

必 霧 2011. 12. 18. 03:40

 

차산 지천우선생님댁 근처에서 1박을 예정하고

저녁식사를 위해 유산 방송태 선생님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고적한 밤바다입니다.

멀리 수평선 중앙쯤에 오징어잡이 배들의 불빛이 가물가물하게 보입니다.

평소에는 배들이 가까이에서 물질을 한다는데

오늘은 조용하고 고졸한 밤바다가 연출되었네요.^^ 

 

오늘의 테마는 대게입니다.

 

자리하고 앉으니 

게발 사시미가 먼저 나옵니다.

이때부터 유산님의 대게론이 시작되고...

숙달된 조교로부터 먹는 방법의 섬세한 설명과

시범이 자상하게 이뤄집니다.

홋게와 박달게의 차이와 맛의 비교론을 들으면서

즉석에서 맛으로 확인해 들어갑니다.

음~~ 바로 이 맛이군요^^

유산 선생님의 나무들이 어떨지 참 궁금해집니다.

 

정작 본인은 못난 귀퉁이를 드시면서

잘 발라진 부분은 스승과 손님을 위해 올려놓으십니다.

두분의 모습을 뵈니 군사부일체란 바로 이런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막걸리와 대게를 안주삼아 끝없는 얘기에 취하는 사이에 밤은 깊어만 갑니다.

차산선생님이나 저나 작품활동은 안하고 있지만

동양화와 서양화가 만났으니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한 얘기도 나옵니다.

제가 ZERO님의 강의를 처음 듣던날 ZERO님의 미술에 관한 내공의 깊이에 깜짝 놀랐던 얘기도 하게되고

대금을 직접 만들어 쓰시는 얘기를 하시다가

<우리의 5음계가지고는 서양의 7음계가 가지고있는 풍부함이나 우수성을 따라갈 수는 없지.

내가 시행착오를 많이 했으니 그걸 발판삼아 자네들은 더 빨리 나아갈 수 있지 않겠나.>

라고 하시면서 이제는 오선생이나 삼테기 같은 젊은 사람들이 풀어가야할 문제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음~~~ 저도 젊은사람축에 낄 수 있다니 정신이 번쩍 납니다.^^

현대적 감각의 조형물 석부숙제를 다시 한 번  확인도 하시고......

시간이 지나가는게 참 안타까운 밤입니다.

 

유산선생님께서 기념촬영까지 해주십니다.

 

아쉬운 시간들을 뒤로하고 선생님댁 근처로 돌아와

킹왕짱(?)모텔인가에서 잠을 청하고......

요즘 전시도록편집 때문에 계속 밤을 새시던 ZERO님은 곯아 떨어지시더니

잠꼬대를 하시다가 "가지를 짤라!!!" 라고 고함도 치십니다.

꿈 속에서 누구한테 고함을 치셨을까요?

누군지 알것 같기도 하고 모를것 같기도하고......

 

 

 

다음날 아침입니다.

어제 놓친게 있을까 차산님 마당으로 습격작전을 펼칩니다.

역시...

 

아주 더디자라는 독일가문비(?) 굵은 나무가 보입니다.

 

실생부터 출발한 소나무가 이런 고태를 보입니다.

 

 

노박덩쿨 연작입니다.

線을 탐구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하시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소사 대작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되돌리기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가지의 전개 모습입니다.

철사를 약간씩 걸어 가지들의 갈 길을 유도하면서 가위를 대면

훨씬 쉽게 정리가 될텐데 가위만 가지고 하시니 조금 어지러운 느낌이 보입니다.

철사걸이라는게 나무나 사람이나 피곤한 일이니 일부러 약간의 어지러움을 즐기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쪽이 무너진 소사입니다.

저같은 초보도 안살 나무인데도 키우고 계신 뜻은 무엇일까요?

더구나 상처를 잘 보이는 쪽으로 부끄럼없이 내보이고 있습니다.

 

두송 소재입니다.

 

아주 이쁜 삼간소사가 한쪽에 숨어 있네요.

 

아주 당당한 중품소사

 

정원을 만들때 쓰실려고 준비하고 계셨던 아주 큰 나무인데

안타깝게도 큰 정원의 꿈은 거의 접으신것 같습니다. 

 

아주 굵은 회양목입니다.

 

화백 석부

절벽위의 큰 나무 같습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ZERO님은 벌써 빌려갈 화대들을 포장하고 계십니다.

 

짐들과 차산선생님의 찬조작품을 차에 올리고

아침식사 후에 경암 류창희님의 나무구경을 갑니다.

경암 류창희 선생입니다.

약국을 운영하시면서 옥상에서 나무들을 가지고 계십니다.

 

해송 석부입니다.

 

직간

그야말로 한적하고 고졸함의 대명사입니다.

 

딱 밤톨만한 화분의 소나무입니다.

 

 

해송 대작

 

역시 해송 대작

 

두송 석부

 

 

쌍간

군데 군데 직선적인 가지뻗음들이 가위로만 만들어왔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나이가 드니 자연스러우면서도 강직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해송 대작의 단 하나

많은 세월을 말해줍니다.

 

밑에서 본 가지전개

 

고산철쭉 석부인가요?

 

어린시절 뒷동산에 있었던것 같은 곰솔석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작지만 고태가 끝내줍니다.

이 나무 역시

 

향나무

 

 

 

이렇게 작은 나무들도 키우십니다.

 

또 끝없는 나무얘기가 이어지고

 

화백? 편백?

좌우간 이쁩니다.

 

 

제주 윤노리?

 

옥상위에 또 옥상이...

경암선생님의 작업실겸 촬영실, 보호실입니다.

 

 

 

기념촬영

나무가 해쪽으로 기울어지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합니다.^^

 

경암님께서 이것 저것 귀한 수종들을 선물로 주셔서

증거보존을 위해 또 한 컷

 

경암님께서 너무 많은 선물을 주셔서

뭘로 감사의 표시를 전해야 할지 한참 연구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차산선생님을 다시 댁에 모셔드리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른 일정을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운전을 하니 뒤를 돌아볼 수는 없지만

차산선생님께서 "7음계를 부탁해!!!" 라고 말씀하시는것 같아서

마음속으로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젊은 축에는 못끼겠지만

우리 분재계의 젊은 피들이 참 열심히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차산선생님께서 빌려주신 화대와 응원에 힘입어

멋진 전시회가 될것을 예감해 봅니다.

 

 

출처 : 분재도량 불이
글쓴이 : 삼테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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