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분재도량 불이 수업노트

[스크랩] 무너진 나무 되돌리기

必 霧 2011. 12. 31. 09:02

 

 

이번 주의 실습은 장기간 관리가 안되어 무너진 나무의 손질과 되돌리기, 개작에 관한 내용입니다.

 

 

 

소장자가 나무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사정상 방치되어 몇 년간 수형개선과 연중관리가 안되는 경우

안타깝게도 나무가 무너지게 됩니다.

 

무너진 나무들의 증상으로는

 

1

쩔어 붙은 태토

분갈이와 뿌리정리가 안되어 뿌리가 흙과 엉겨 붙어 뿌리의 호흡이 불가능해진 상태

이렇게 되면 뿌리가 썩어가고 가지들이 말라들어가기 시작합니다.

 

2

가지의 뭉침에 의한 점세성의 상실과 가지의 멀어짐

수심과 지심부위의 가지정리가 안되다 보니 가지가 뭉치고

뭉친 부위가 굵어지니 점세성이 망가지게 됩니다.

또한 외곽부의 뭉친 가지때문에 햇빛과 통풍이 안되어 

속가지부터 다 말라들어가기 시작하여 결국 가지가 멀어지게 됩니다.

 

3

세력의 불균형

항상 수형을 고려하여 세력의 흐름을 조절해줘야 하는데

 나무가 장기간 방치되면 모든게 흐트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무너진 나무는 결국 방치된 기간의 히스토리를 되짚어가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원인을 제거하듯이 되돌리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되돌리기는 뿌리와 상부 양쪽 모두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되돌리기시에 중요한 사항들을 짚어보면

 

1

타협없는 엄격한 기준으로 철저하게 작업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대수술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느슨하게 타협을 하다보면

나중에 다시 재수술을 해야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2

수술후 분갈이시에 용토를 섬세하게 배려합니다.

 

3

대수술후에 중환자실에서 24시간 특별관리를 하듯이

나무도 보호실에서 회복상태를 관찰하고 사후관리를 주의깊게 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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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습목입니다.

소사 실생 합식입니다.

간들의 배치는 괜찮은것 같으나

속가지가 마르면서 가지가 너무 멀어진 것이 보입니다.

 

뭉친 가지들도 보이고

 

근장부는 이끼에 쩔고 분갈이 한지가 오래되어 보입니다

 

나무를 분에서 꺼내보니 뿌리와 흙이 엉겨붙어

지진이 나도 끄떡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어있습니다.^^

 

무소유님이 1차적으로 분에서 꺼낸 나무의 태토를 털어내고 있습니다. 

 위에서 털고

아래에서 털고

 

너무 세게하면 중요한 뿌리가 다칠 수도 있으니 주의깊게 조심조심...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문하생들에게 나무젓가락 하나주고 뿌리를 풀면서 태토를 털어내게 한답니다. 

 

 

시커먼 흙이 ...

흙이 쩔고 쩔어 세사람이 동시에...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건강한 뿌리가 보입니다.

 

긴 뿌리를 잘라내가면서 뿌리 사이에 쩔어 있는 흙을 털고 또 털어냅니다.

긴 뿌리를 자를 때 위쪽에 실뿌리의 유무를 꼭 확인하고 잘라야합니다.

 

 

 

 송곳처럼 생긴 도구로 조심조심 뿌리를 풀어냅니다.

 

 

 

 

웬만큼 풀린 뿌리를 샤워기로 씻어 줍니다.

 

 

다시 소형 스프레이건으로 세척

고압콤푸레셔가 붙은 세척기는 뿌리가 상해 나무가 죽게되는 일이 생기니

쓰지않는게 좋습니다. 

 

 

 

 

나무가 하나씩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측면에 붙어 있던 나무하나를 보니 바람나무입니다.

가지구성에 문제가 많습니다.

수심도, 지심도 없이 나무전체의 외곽선에 맞춰 끝부분만 잘라놓은 상태인것 같습니다.

 

 

태토를 털고 또 털어냈는데도 또 보입니다.

 

 

나무가 시원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친김에 전신의 묵은 때까지 벗겨 줍니다.

나무가 시원해 하니 ZERO님도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분에서 산처럼 올라왔던 뿌리가 이렇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정리 하는데 네사람이 교대로 또는 같이 두시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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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무의 갈길을 정해야 할때 입니다.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가지 않고 개작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중심부의 잘 어울리는 두개의 간에  작은 나무 하나를 붙여 세 그루 합식으로 한 세트를 맞춥니다.

 

 

뭉친 수심부를 잘라낸것입니다.

 

뭉친 가지와 멀어진 가지, 불요지들을 수형에 맞게 잘라냅니다

 

 

 

합식이었던 나무에서 중심의 나무 두 그루를 빼고나니

거의 한쪽에만 가지가 있는 나무만 남습니다.

 

하여 남은 나무로 바람결나무 합식으로 가기로 합니다.

규범적인 나무를 만들려면 거의 다 잘라내고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이렇게 가면 상당 부분을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있는 수형이 만들어집니다.

 

 

수형과 간들의 위치를 잡은 후에 철사로 대략 고정시키고

흐름에 역행하는 가지와 뭉친 가지들을 제거하면서

지심을 찾아 나갑니다.

 

 

 

잘라낸 가지들입니다.

나중에 보니 땅바닥에도 이만큼이 있군요.

 

분에 올리면서 다시 조정이 되겠지만 

재미있는 바람나무 5간 합식이 되었습니다.

 

 

 

작은 간이 두개가 남아

쌍간 바람나무가 되었습니다.

 

분에 올린 사진은 나중에......

 

출처 : 분재도량 불이
글쓴이 : 삼테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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