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사걸이
이번 주 화요 실전교실은 철사걸이입니다.
제가 처음 철사걸이 했던 나무가 섬진백 중대품 소재였는데
하루꼬박 가지정리 잎정리하고
이틀 꼬박 잔가지까지 철사를 거느라 도를 닦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철사걸이 후에 가지가 하나도 마르지 않았으니
꽤 조물락거렸던것 치고는 결과가 좋았던것 같습니다.
철사걸이의 최우선의 목적은 수형을 생각하며 교정해 주는가지의 방향이나 모양을 수정하는것이니
철사를 걸기 전에 먼저 수형에 대해 충분히 계획을 세우고 불요지들을 제거해준 다음에 시작해야
시간과 철사 두가지가 효율적으로 절약이 되는것 같습니다.
ZERO님께서 핵심을 간결하게 설명해주십니다.
철사걸이의 목적
1
정형
미리 수형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불요지들을 제거한 다음에 시작합니다.
가지에 철사를 걸면서
각도(줄기와 가지사이의 각도),
방향(빈공간을 고려하여 전후좌우의 방향을 정한다),
곡(가지 자체의 곡)의 순서대로 만들어 갑니다.
특히 가지 기부에서 1cm정도를 대부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기부근처는 각도, 방향, 곡의 출발점이므로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2
일조량 및 통풍조건의 개선
소나무, 곰솔은 속가지를 다시 받기가 매우 어려운 수종이므로
가급적 가지들이 햇빛과 바람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가지를 펼쳐가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어떤 수종이던 일조량이 모자라면 속가지가 마르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3
세력통제
철사걸이는 나무에게 꽤 큰 스트레스를 주어 세력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합니다.
철사를 건 후에 선단부위를 아래로 내려놓거나 가지 선단의 눈들을 제거하면
속가지들을 불러내는데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음~ 이번에 새로 오디션에 합격한 끄덕이 입니다.^^ 좀 심하게 끄덕이지요?
철사걸이의 유의사항
1
철사는 약간 굵게
수종에 따라 가지의 유연성과 강도가 다르지만
가지굵기의 30~50%정도의 굵기를 선택하여
약간 느슨하게 틈을 주면서 철사를 걸어주는게 좋습니다.
철사를 약간 굵게 써서 느슨하게 걸 때의 장점은
철사를 구부려 곡을 주었을때 되돌아가지않고 정지되어
자꾸 조물락거릴일이 줄게 되며 가지가 굵어져도 철사가 쉽게 파먹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2
미리 작업방향을 결정하기
철사걸이 전에 미리 작업방향을 결정하고 불요지들을 정리한 후에 시작하면
나무를 자꾸 조물락거리지 않게되어 나무에 무리를 주지않고
시간과 철사가 절약됩니다.
3
적기에 풀어주기.
가지가 굵어져 철사자욱이 남지 않도록 그 전에 풀어줍니다.
철사걸이의 곡을 주는 방법들
1
수종별로 가지전개의 본성을 잘 살릴수 있도록합니다.
가지가 직선적으로 뻗는 나무는 직선적인 꺽임을 살리고
곡선적인 나무는 곡선적인 곡을 지그재그는 지그재그로 잡아줍니다.
모든 나무를 다 똑같은 방식으로 철사를 거는것은
자연의 섭리인 다양한 변화를 무시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보지못하고 나무를 만들겠다는 것이니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2
나무가 자라면서 생기는 여러 현상들을 상상하며
곡을 만들어줍니다.
휨/꺽임/비틀림/ 부러짐/삐침/떨어짐 등등...
3
공간안에서 각 가지들의 영역을 정하여
서로 침해하지않도록 방향을 잡아줍니다.
4
주간의 모양을 반영하여 가지끝에서 종결을 짓고
전체적으로 조화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실습에 들어가서 팥배나무 실생묘로 철사걸이를 해보았는데
저도 철사를 거느라 정신이 팔려 사진이 없습니다.
ZERO님이 도와주신 장수매의 철사걸이 후의 모습입니다.
전시회를 하느라 풀어 두었던 나무인데 모양이 흐트러져 다시 걸었습니다.
약간 부정형의 모습으로 변화를 주는것은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어 세심히 봐야할것 같습니다.
꽃을 보려고 철사걸이를 미뤄두었던 실목련을 복습 겸 철사걸이를 해보았습니다.
원래는 곡을 최소한으로 주면서 방향만 조정하려했는데
중심의 주간 아래쪽에서 가지하나를 제거하고 방향을 좀 크게 틀다보니
전체적으로 곡이 약간 쎄진것 같습니다.
언젠가 성묘갔다가 캐왔던 이름을 모르는 나무
새로 자란 부분을 철사걸이 했습니다.
굵어보이는 가지 하나를 어찌할까 고민중입니다.
삽목해두었던 작살나무 소재 속에서 건져낸 나무입니다.
당분간 그냥 지켜보려고 마주나는 가지만 제거하고 순집기를 해둔 상태입니다.
철사를 걸까말까 하다가 당분간 투명철사를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투명철사가 보이시는 분들은 나중에 좋은곳으로 가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전정을 하긴 해야겠지요?
때로는 투명철사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