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분 속의 나무

첫 눈, 게국지 라면, 나무 세 점

必 霧 2018. 11. 25. 02:06





첫눈이 왔습니다.




반짝 첫눈은 금방 녹아 버리고

이제 노지의 나무들은 찬란했던 시간들을 내려놓고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은 옆집 김장 겉저리에 수육으로 때우고

저녁은 얼큰시원한 게국지 라면입니다.

 

찔레는 작업실 회장님의자에서 졸고

저는 나무를 들여다봅니다.

 



산밭을 정리하다 나온 산벚.

일년을 두고 보다가

몇개 안되는 가지에 철사를 걸어봅니다.

이런 나무에 팔방근이나 굵은 밑동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분재가 단지 노거수의 축약이라는 사실주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고 자유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가 나무를 즐기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름모수형으로 키워가는 Z소사.

이제 좀 볼만해졌습니다.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불요지 몇개는 2월에 정리하기로 하고 그냥 패스.


 



취류 3간 소사.

태생부터가 취류인 나무.

올 봄에 잎이 붙었을때 모셔와 한수를 처음 봅니다.

크게 거슬리는 가지 몇개 제거.

지심을 명확하게 하기위한 가벼운 전정.

전체적인 철사걸이.

내년 이맘때가 기다려지는 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