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꽃, 나무의 詩

[스크랩] Re:단풍 드는 일

必 霧 2011. 11. 6. 09:47

김종제님의 <단풍 드는 일>은 시어의 서술성이 강해

감성을 흔들기보다는 이성을 툭 건드려 생각을 이끌어내는 정도다.

도종환님의 <단풍 드는 날>이란 시가 있다.

 

<단풍 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님은 나무와 풀을 잘 알아

이들과의 대화에 익숙한 시인이란 생각이다.  

 

 

출처 : 분재도량 불이
글쓴이 : zer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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