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일찍 깨어 깜깜한 방안에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누워있다가 빗소리에 창을 열어보니 봄비가 내립니다.
하우스공사하는 분들이 그냥 땅에 놓고간 전동공구들을 후다닥 집안에 들여 놓고있다보니 비가 눈으로 바뀝니다.
공사하시는 사장님께 전화하니 오늘은 쉬자고 하십니다. 내친김에 일요일인 내일까지 쉬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올 채비를 마치니 눈이 점점 펑펑 쏟아집니다.
송설의 조원장님이 옥천은 4월말까지도 하우스 비닐을 뜯으면 안된다더니 그말이 실감이 납니다.
점점 더 굵어지는 눈발에 카메라를 들어 봅니다.
그야말로 雪中梅.
어느게 눈이고 어느게 꽃인지 분간이 안됩니다.
감자를 심은 땅에도 눈이 내리고... 동해를 안입어야 할텐데...
비인 논과 들과 산에도 점점 더 펑펑 쏟아집니다.
푸른 보리밭에도...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산야가 온통 하얀색입니다.
엄청나게 막히는 길을 달려 집에 돌아오니
차산선생님께서 선사하신 고산철쭉이 폭죽이 되어 저를 반겨 줍니다.
저 환한 미소폭탄에 피로가 한 방에 날아갑니다.
마눌님이 제가 보기전에 꽃이 시들면 어쩌나 걱정했다니 그 마음도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