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霧山邦/必霧의 정원

모란이 피기까지는

必 霧 2013. 5. 12. 08:21

 

 

 

비온 뒤의 맑다 못해 투명한 햇살에 모란이 활짝 피었습니다.

피다가 추위로  미처 못피고 시드는 다른 봄꽃들에 비해

정말 좋은 시기에 한껏 피어나 찬란한 열정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오직하면 시인이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을까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향기가 없다고 누가 그랬는지... 향기도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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