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월동준비를 하느라 근 한달이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폭설에 원래 있던 낡은 하우스의 비닐이 8미터 정도 찢어지고 설상가상으로 강풍에 하우스 한쪽의 파이프가 뽑혀져
눈바람을 맞으며 비닐을 때우고 파이프를 다시 고정시키느라 쌩고생도 했고
지게메고 산에서 땔감을 해날라 앞마당에 나무산을 다섯번 정도 쌓았다가 정리도 했습니다.
보온도 할 겸 안방쪽의 벽면에 쌓은 장작더미입니다.
긴긴 겨울밤 몸을 눕힐 방한칸 덥히기 위해 이렇게 많은 나무의 희생이 필요하다니
저 나무들의 영혼들을 달랠 위령제라도 지내야 할것 같습니다.
아궁이 옆의 장작창고도 한가득 채웠습니다.
땔감과의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도 있습니다.
모닥불터를 둘러싼 통나무 의자입니다.
등받이 의자도 있습니다.
통나무 간이 탁자
실내용 의자입니다.
나무껍질을 살리고 엔진톱으로 세번을 자르니 의자가 됩니다.
껍질 부분은 한꺼풀 살짝 벗기고 투명에나멜을 칠했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 나뭇가지가 달렸더라면 좋았을텐데 그게 아쉽습니다.
진도개 동구를 닮아 의자 이름을 동구로 붙였습니다.
이 의자의 이름은 향수를 닮아 향수로 붙였습니다.
불편해 보이지만 앉아보면 허리가 너무 편합니다.
통나무에 달린 나뭇가지를 살려 장식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낙엽송을 잘라 만든 냄비 받침입니다.
참나무 보다 가볍고 나이테도 이쁩니다.
소나무 통판을 구해다가 마루의 소파 앞에 차탁도 놓았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마시는 차맛이 죽음입니다.
노박과 찔레의 열매로 장식을 하니 카페가 부럽지않습니다.
한 달새 향수보다 훌쩍 커버린 동구가 이제는 첫날 신고식의 앙갚음을 하고 있습니다.
한달 전의 신고식 사진입니다.
그짓을 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서열을 주장하는 행위랍니다.
이번 주 까지 월동준비를 끝낼 수 있을것 같으니
다음 주 부터는 밀린 그림숙제도 좀 하고 나무도 들여다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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