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꽃, 나무의 詩
조팝꽃
오세영
칠석(七夕) 지나고 가랑비 그쳐, 구름 한 점 없이 파아랗게 하늘 개인 날 함빡 물먹은 초록 잔디밭에 한 떨기 조팝꽃이 눈부시게 피었다. 약속도 믿기지 않았던가. 견우와의 이별이 서러워 옷섭에서 뜯어내 지상으로 팽개친 직녀의 하얀 백금 부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