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꽃, 나무의 詩

장미

必 霧 2010. 6. 6. 16:09

 

 

 

 

 

 

장미

 

 

박 두 진

 

 

 

어쩌리. 나의 앞에 너무 너는 뜨거워. 나 혼자 이렇게 쯤 마음

달뜨는. 무너지렴, 무너지렴, 스스로를 꾀여내어. 입술을, 네 이마

를, 네 익은 뺨을 더듬어, 목아지를, 귓부리를, 눈두던을 더듬어.

장미야. 너무 뜨건 진홍 장미야. 대낮 아님 달밤에, 대낮 아님 달

밤에, 대낮 아님 달밤에 만 억번 다시 사는 훼닉스처럼. 꿀집 깊

이 파들어 가는 투구벌레 처럼. 모르겠다. 나는 너를 짓이기겠다.

속속들이 안의 너를 짓이기겠다. 장미야. 너 꽃장미야. 짓이기겠다

 

 

 

 

 

 

 

 

 

장미꽃 한 송이

 

 

김종제

 

 

 

 

오늘, 당신에게 건네줄

장미 꽃 한 송이

고운 살갗에 깊숙하게 박혀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

문신文身이 되었으면 좋겠네

색 바래지 않는

벽화壁畵가 되었으면 좋겠네

장미 한 송이만큼

피 흘려내려

험한 세상

단심丹心으로 물들이고

이 다음의 한 해도

거뜬하게 지낼 수 있다면 좋겠네

당신을 바라보는 것은

장미 한 송이 바라보는 것이라

결코 꽃 지지 않을 것 같네

무쇠와도 같고

강물과도 같은

장미 꽃 한 송이로

당신이 살고

내가 죽었으면 좋겠네

누구 유혹도 다 물리치고

무슨 환란도 다 이겨낼 수 있는

장미 꽃 한 송이

당신에게 모두 주어버린

나, 물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네

나, 쇠처럼

깨뜨려지거나 부서지지 않을 것이라네

장미꽃 한 송이

손에 쥐고 가는 것은

내안에 가득 당신을 갖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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