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霧山邦/必霧의 정원

초가을 스케치

必 霧 2013. 9. 1. 22:05

 

 

 

9월 1일, 처서가 지난지 열흘이 되어가니 분명 가을입니다.

아침에 문밖을 나서려면 점퍼를 입어야 할 정도로 쌀쌀하고 벌써 햇빛이 그리워집니다.

 

계곡가에는  어느새 물봉선이 흐드러 졌습니다.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랍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씨앗이 수류탄처럼 투둑 터지면서 날아갑니다.

 

 

 

 

 

 물봉선에 대한 우리 전설 입니다.

어느 소녀가 별을 좋아해 밤마다 별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는데

어느 별이 아름다운 소녀의 노래소리에 반해 귀기울여 듣다가

너무 가까이 내려와 그만 떨어져 죽었고

소녀가 눈물을 흘리며 별을 묻어준 자리에 피어난 꽃이 물봉선이랍니다.

 

 

 

 

 

물봉선

 

 

김승기

 

 

 

 

 

예전에는
논밭둑 도랑가에서도 지천으로 피었지요
장마철에 홍수 일면
물에 쓸려 허리 부러져도
금새 뿌리 뻗어 새롭게 꽃을 피웠지요
가슴에 품은 정열
건드리면 터져 버릴까
꽤나 조바심도 떨었지요
이제 깊은 산에서 살아야 하는 몸
지나간 꿈으로 남았네요
더 외로워지겠어요
씨방 하나 제대로 맺지 못하고
뿌리로만 뻗는 몸 될지라도
내가 있어야 하는 곳
당당하게 꽃 피우겠어요
날로 더럽혀져 어지러운 세상
내 몸 자리잡을 한 줌의 땅덩이 남지 않을지라도
가장 청정한 물가만을 골라
터 잡고 꽃 피우는 고집
버리지 않겠어요

 

 

연못가에 핀 이름모를 풀꽃입니다.

 

 

 

어느새 여기저기 으름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느릅나무.

이십여년 전에 씨가 날아와 자란 나무인데 너무 곧게 자라 자르지 않고 그냥 두었답니다.

 

느릅나무의 꽃이 피기시작합니다.

 

 

장마 즈음에 꽃이 핀 대추가 벌써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뒤늦게 옆집에서 퍼다 심은 호박이 수꽃만 피다가 암꽃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수꽃은 꽃만 피우고

 

 

암꽃은 피기전부터 이렇게 호박이 달려 나옵니다.

 

풀속을 헤쳐보니 큰 호박이 한개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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