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온종일 비가 옵니다.
비가 와도 아주 이쁘게 부슬부슬 옵니다.
위대했던 여름에게 수고했다고, 잘가라고 가는 가랑비가 하루종일 옵니다.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풀어 놓아주소서.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극의 햇볕을 베푸시어,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소서.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속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오래도록 혼자로 남아
잠들지 못하고,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낙엽이 흩날리는 날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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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시였지만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라는 귀절이 지금에야 이해가 되는것 같습니다.
수수알갱이가 어느새 여물어 가기 시작합니다.
이떼 저떼 종류도 많은 새떼들이 몰려와 쪼아먹어 남아나지 않을것 같아 양파망을 씌워 주었습니다.
물론 새들이 맛을 볼 만큼은 남겨 놓았습니다.
하루 온 종일 비가 오더니
떡두꺼비님이 앞마당에 납시었습니다.
아마 근40년 만에 보는 두껍님인것 같습니다.
스타기질이 있으신지 포즈를 참 잘 취하십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사진으로나마 이 두껍님을 보시는 모든 분들에게 만복이 깃들기를...
그리고 ZERO님을 비롯한 불이 식구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그리고 제2회 불이 분재도량 회원전이 아무 탈 없이 성황리에 이뤄지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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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니 비가 온데다 으슬으슬 추워져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오늘 밤은 아주 따뜻하게 잘것 같습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이 온기가 모든 이에게 전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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