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주문해놓았던 참나무땔감 10톤이 도착했습니다.
덤프트럭에 싣고 와 쏟아놓고 나무 좋~지요하면서 씩~ 웃고 갔습니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니 대충 10년에서 50년생 정도 되는 나무들인데
굵은 나무가 꽤 많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길이 30cm내외로 나무를 잘라나갑니다.
시골생활의 필수품인 전기톱입니다.
연료를 쓰는 엔진톱도 전선이 안닿는 곳을 위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하루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굵은 나무들이 많아 만만치 않습니다.
하루종일 쉬지않고 했는데도 삼분의 일도 못했습니다.
하루동안 잘려진 나무들입니다.
둘째날 아침부터 다시 잘라나갑니다.
잘려진 나무들을 뒤쪽으로 던져 치우고 자르고 치우고 자르고
수시로 윤활유도 넣어줘야하고
귀는 멍해져가고 온몸이 뻐근해집니다.
둘째날까지의 작업량입니다.
반 쪼금 넘었을까?
왼손은 누르고 오른손은 잡아당기고...
안전을 위해 동작스위치가 투버튼이다보니 더 힘듭니다.
오른손가락에 물집이 잡혀가기 시작합니다.
셋째날
뻑적지근한 몸을 끌고 다시 전투에 돌입합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굵은 나무가 많아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그냥 닥치는대로 자르는게 아니고 잘려나가는 쪽의 아랫부분에 걸리는게 없도록
치워가면서 잘라야 중간에 톱날이 끼지 않습니다.
이쯤되니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장도리를 들고
대략 2~30대 1로 싸우는 격투장면이 생각납니다.
어퍼컷을 날려봅니다.
셋째날은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입니다.
넷째날 새벽부터 비가 오더니 다행히도 아침에 그치고
자르는 것은 점심전에 마무리가 됩니다.
사람의 손이 무섭긴 무섭습니다.
나이는 old로 가지만 아직 몸은 boy입니다.ㅎㅎ
오후에는 다른 용도로 쓸려고 빼놓은 나무들을 손질했습니다.
공구를 수납하려고 빼놓은 나무.
위는 각종 톱을 수납하고
아래쪽은 드릴로 구멍을 뚫어 각종 드릴날과 드라이버같은 뾰족한 공구를 수납할 생각입니다.
모닥불터에 놓을 의자
야외에서 새참이나 간단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탁과 의자.
스탠드의자
어디선가 뜯어낸 툇마루를 구해놓았는데
탁자나 툇마루를 만들때 필요한 다리.
아주 튼튼하겠지요.
솟대를 만들려고 잘라놓은 나무.
그 외에도 잡다한 소품들...
참나무가 한쪽이 뾰족하게 자라면서 단면에 묘한 무늬가 생긴것.
필무산방의 심볼마크가 될만한것을 찾고 있었는데 보는 순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어
얇게 여러장을 잘라 놓았습니다.
꽃이나 씨앗같기도 하고 나무판 전체의 형상이 한장의 꽃잎같기도해서 마음에 듭니다.
주변 산에서 쓰러진 나무들을 수시로 끌어오기도 하면서 아껴쓰면 앞으로 3년 정도는
땔감걱정을 안해도 될것 같습니다.
내일은 잘라놓은 나무들을 창고로 옮겨 쌓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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