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에 장작은 활활 타고
따뜻한 불 앞에 앉아 책 한 권 펼칩니다.
찔레는 물끓는 부뚜막에 앉아 졸고
차가운 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별빛이 무심히도 맑습니다.
읽던 책에서 만난 孤雲 崔致遠의 詩 한 수.
山僧忘歲月 唯記葉間春
寂寂因忘娥 松風枕上來
無心見月色 默默坐忘歸
산속의 중은 세월을 잊고 오직 나뭇잎으로만 봄을 기억하네
고요한 가운데 나를 잊고 있노라니 솔바람이 베개 위를 스치네
무심코 달보며 말없이 앉아 돌아갈 길도 잊어 버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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