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백일홍 목백일홍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6.01
보리수나무 아래로 보리수나무 아래로 김 승 희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나무 아래 길이 있을까, 난 그런 것을 잊어버렸어, 아니, 차라리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정직하겠지, 잊어버린 사람은 잃어버린 사람 잃어버린 것을 쉽게 되찾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한밤중에 일어나 시간 속에 종종 성냥불..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6.01
해당화 해당화 홍해리 그해 여름 산사에서 만난 쬐끄마한 계집애 귓볼까지 빠알갛게 물든 계집애 절집 해우소 지붕 아래로 해는 뉘엿 떨어지고 헐떡이는 곡두만 어른거렸지 지녁바람이 조용한 절마당을 쓸고 있을 때 발갛게 물든 풍경소리 파 ·르·르·파·르·르 흩어지고 있었지 진흙 세상 속으로 환속..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6.01
파란 수국이 핀 담장아래서 파란 수국이 핀 담장 아래서 탁정순 바라볼수록 다가서고픈 마음 날 알 수가 없네 담장 너머 살며시 내민 네 얼굴 그 싸늘한 미소 왠지 싫지가 않아 다가서서 말해볼까 그대 모습에 끌리는 맘 어쩔 수 없다고 어쩌면 그대는 사랑도 자신만의 향기도 느끼지 못한 체 피어난 가슴시린 영혼의 꽃일런지도 ..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6.01
산수국 산수국 김인호 보란 것 없이 사는 일 늘 헛되구나 그랬었는데 왕시루봉 느진목재 오르는 칙칙한 숲 그늘에 가려 잘디잘고 화사하지도 않은 제 꽃으로는 어쩔 수 없어 커다랗게 하얀, 혹은 자줏빛 몇 송이 헛꽃을 피워놓고 벌나비 불러들여 열매를 맺는 산수국 애잔한 삶 들여다보니 헛되다고 다 헛된 ..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27
찔레꽃 찔레꽃 이외수 마음으로만은 사랑할 수 없어 밤마다 편지를 썼었지 서랍을 열면 우울한 스무살 가슴앓이 사어들만 수북히 쌓여 있었지 입대하기 전날 아무도 몰래 편지를 모두 잘게 찢어 그대집 담벼락에 깊이 묻고 다시는 그리워하지 않으리 나는 바삐 걸었네 황산벌 황사바람 속에서도 바래지 않는..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21
복숭아꽃 산 복숭아꽃 김용택 봄바람 속에 산 복숭아꽃은 피어 붉고 내 마음은 봄 불같이 살살 산을 타고 오르는데 산으로 가서 산으로 가서 꽃들이 피어나는 산으로 나는 가서 신열이 스치는 이 어지러운 이마를 서늘한 네 몸에 대고 싶은데 저 산 저 붉은 산 복숭아꽃은 산을 타고 산꼭대기로 산꼭대기로 자꾸..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20
오동꽃 오동꽃 김 용 택 봄의 끝에 오동꽃 피었네 내 마음 어딘가에 남은 첫사랑 연보라색 입술 자욱 같은 오동꽃 네 눈에서 곧 떨어질 것 같이 슬픈 오동꽃 저문 산 아래 돌아 앉아 산을 보며 실컷 울고 싶은 오 동 꽃 다시 오동꽃 장석남 어떤 가지들은 하늘을 얽어놓았다 반달이 질려서 떴다 꽃은 달이 밟아..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19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권도중 아카시아꽃 흩날리면 맑은 하늘 쪽으로 당신 이름 이렇게 아름다워지는데 궁금증이 꽃 피어 흩어지네요 바람이 향기주머니를 베어 맺혔던 생각 푸른 피에 씻겨요 멱 감고 온 미끄러운 바람의 긴 머리칼 사이로 길게 기일게 따라가고 있네요 그리운 생각은 오래 되면 ..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19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 詩모음/꽃, 나무의 詩 201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