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맛 요즘 놋쇠로 만든 방짜대접에 물을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마시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땀흘려 일하고나서 한대접 벌컥벌컥 들이마시면 정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처음 이 땅에 와서 먹어본 물맛은 그냥 심심한 맛이었달까. 지하 50m의 암반수인데 별로 맛이 있다고 생각하..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8.23
오랫만의 가족모임 오랫만에 가족들이 산방에 모였다. 저녁은 참나무 훈제구이. 세시간 정도 불을 지펴야 하지만 맛을 보면 시간이 아깝지 않다. 채식만 하는 詩人 동생과 이가 않좋으신 아버님도 맛있게 드셨다. 특급요리사를 모시고 사는 매형도 이런 고기맛은 처음이라며 대만족이다. 돼지목살인데 참나..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7.05
款冬花 관동화. 머위의 다른 이름입니다. 겨울을 지내고 꽃을 피운다는 뜻이랍니다. 자생하는 머위밭이 세군데 있는데 지금 여기저기서 꽃이 올라옵니다. 꽃을 따서 튀겨먹으니 쌉쏘롬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4.03
검객이 되다 저희 집 창고 안에 화덕이 있던 흔적이 있어 전 주인에게 물어보니 전에 칼을 만드는 대장간이 있었던 자리랍니다. 칼에 빠진 어떤 검도인이 칼을 만들던 곳이었는데 전에 방송에도 한 번 나왔었답니다. 아무래도 옥천에 와서 칼과 연이 붙는지 옥천은 귀농교육 중에 검술도 있습니다. 사..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3.20
만득이 만득이 씨리즈가 아니고 데릴사위 만득이입니다. 처음에는 까칠해서 까칠이라 불렀다가 친해지고보니 장동건을 닮아보여 동건이라 불렀다가 동구가 헷갈려 할까봐 최종적으로 만득이로 정했습니다. 찔레의 마음을 얻으니 덩달아 처남 동구도 생기고, 장인장모도 생기고, 거처도 생기고..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3.11
검정찔레 찔레의 남자친구 까칠이 입니다. 옆집에서 밥을 얻어먹던 길냥이인데 찔레네 문간을 서성대더니 찔레의 마음을 얻었는지 밤마다 와서 자고 갑니다. 내 눈치를 슬슬 보더니 넉살좋게 찔레의 밥까지 먹어치웁니다. 데릴사위로 받아줘야하나 고민입니다. 어느 날 아궁이를 잠깐 열어놓은 ..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2.08
집두부 긴긴 겨울 입이 심심하여 쬐끔 남겨두었던 메주콩으로 처음으로 직접 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맛을 보니 이제까지 먹었던 두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 부드럽고 꼬소한 맛이라니... 새콤하고 시원한 김치에 싸서...꿀꺼덕... 메주에 청국장에 두부까지 해먹으려면 올해 콩농..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5.01.28
돌아갈 길을 잊다. 아궁이에 장작은 활활 타고 따뜻한 불 앞에 앉아 책 한 권 펼칩니다. 찔레는 물끓는 부뚜막에 앉아 졸고 차가운 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별빛이 무심히도 맑습니다. 읽던 책에서 만난 孤雲 崔致遠의 詩 한 수. 山僧忘歲月 唯記葉間春 寂寂因忘娥 松風枕上來 無心見月色 默默..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4.12.27
동지 오늘이 동지. 아침은 떡국떡을 넣고 쑨 팥죽입니다. 쌀만 빼고 다 직접 농사지어 거둔 재료로 만들었으니 꿀맛입니다. 반찬은 동치미 하나. 궁합이 찰떡입니다. 먹고 있는데 찔레가 창밖에서 부러운듯 쳐다봅니다.^^ 코를 창에 대고 킁킁대다가 마눌님과 눈을 마주칩니다. 엄마 나도 줘~~.. 必霧山邦/천방지축 귀농일기 2014.12.22